백두대간10구간(병곡리-동엽령-돌탑-무룡산-삿갓재대피소-황점)산행
* 산행 일시 : 2010년06월26일(토요일) 날씨 : 비
* 산행 구간 : 병곡리-동엽령-돌탑-무룡산-삿갓재대피소-황점
* 산행 시간 : 05시간20분(10:50~16:10)
* 산행 거리 : 도상거리 약 15km
* 산행 참가 : 뫼솔백두대간3기대원 25명(산정,들국화)
* 백두대간 제10구간(병곡리-동엽령-무룡산-삿갓재대피소-황점)산행지도
산 행 메 모
매월 1, 3주는 뫼솔산악회 5기 대간팀이 백두대간 산행을 떠나는 날이였는데
이번 10구간 산행이 있는 날은 분기마다 열리는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 있어
부득이하게 빠지게 되었다.
다행인것은 3기팀이 일주일 후에 똑 같은 구간을 산행할계획이 있어서
그때 참석하기로 결정을 했었구 오늘 산행을 떠나게 되었다.
남아공 월드컵의 열기가 가득한 요즘은 축구 때문에 활력이 넘치는것 같기도 하고
국민의 단합된 모습도 보이는것 같아 엔돌핀이 팍팍 도는것 같다.
오늘 밤에도 축구시합이 있는데..
잘 다녀와서 우리나라팀이 축구하는 경기를 보며 응원도해야 될텐데...
오늘 산행과 똑 같은 코스를 했던 5기 대간팀이 지난주에 산행길을 잘못들어
많은 시간 알바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있어서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절기를 맞아 벌써 장마철에 접어들었다는 예보도 있기는 하지만
서울을 떠날땐 흐려있던 날씨가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부터는 빗방울로 변한다.
산행깃점인 병곡리 마을에 도착하고 차에서 내릴땐 제법 빗방울도 굻어지고 있다.
병곡리 산행깃점에 내려서 배낭카바를 씌우고 우비는 입지않고 산행길에 나선다.
기온과 습도가 높아 비를 맞으나 땀으로 젖으나 등산복이 젖기는 마찬가지로
우비는 입지 않고 병곡리를 출발했다.
병곡리 횟집으로 가는 도로를 따라서 산행이 시작된다..
조금을 올라가면 송어 양식장이 있는 곳에서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커다란 안내판에 취사및 야영금지에 대한 글이 적혀있다.
안내판이 있는 쪽으로 어렴풋하게 등산로가 보이는데 이곳을 따라 약간의 가파른
언덕을 올랐다가 밋밋한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계곡을 만나게 되는데 계곡을 건너지 않고
우측으로 가는길과 계곡을 건너는데 갈등이 생긴다. 이정표가 없어서 어느곳이
동엽령으로 오르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알바를 했던 팀이 여기서부터
길을 잘못 들어서 그런것 같기에 더욱 걱정스럽다.
조심조심 주위를 살피던 선두 대장이 계곡을 건널것을 주문한다
계곡을 건너서 부터는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한번도 내리막이 없이 오르막길만 이어진다.
주위는 안개구름으로 덮혀있어서 조망을 할수도 없다.
땀인지 빗물인지 분간할수 없는 끈적거리는 액체가 머리끝부터
온몸을 적시고 바지 아래로 흘러 내리는 느낌이든다.
묘한 기분이다. 숨소리도 점점 거칠어진다...
그렇다고 어디서 잠시 머무를만한 평탄한곳도 없다.
그렇게 숨을 헐떡거리며 1시간쯤을 올라서 물로 목이라도 축일겸
잠시 휴식을 갖는다. 비오는 날 이렇게 땀을 흘리며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마음엔 어떤 생각들을 하며 오를까..? 목표를 향한 강한 집념은
무슨 사연으로 고달픈 산행에 두고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해본다.
고온 다습한 날씨속에서 산 안부를 오르는 내내 그리워 하는것 들 중에
하나가 바람인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등산객들의 흔적이 있기는 하지만 등로 양쪽으로 사람 키 만큼이나 자란 잡목이
얼굴을 스치고 몸을 쓰다듬는 바람에 온통 젖어 있어서 몸으로 휘감기는
옷자락이 무척이나 거추장 스럽다.
얼마나 더 가야 바람이 불어오는 산등성이 동엽령에 도착을 할까....
그런 생각이 머리를 온통 덮어올즈음에 갑자기 나무로
잘 다듬어 만들어 놓은 구조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지난번 안성탐안내소로 내려갔던 동엽령의 각인된 모습이 눈앞을 스친다.
아 ~ 동엽령이구나....이제 조금은 편안해지는 산행길이 이어지겠지...
동엽령은 옛 보부상들이 경상도와 전라도의 토산품을 교역하기 위해 드나들던
고개 였다고 한다. 동엽령 고갯마루에 오르니 세찬 바람이 이곳까지 올라오며
흘렸던 땀을 한순간에 날려버린다. 오히려 갑자기 온몸에 한기가 느껴져서
저체온증이라도 걸리지는 않을런지..? 그런 생각을 해본다.
빗줄기는 약하지만 바람에 의해 몸에 부딪혀오는 빗줄기가 따갑게 느껴진다.
하지만 지금까지 올라왔던 구간과는 달리 앞으로 가야할 능선이 안개구름 속이지만
훤하게 보이는 듯 해서 뛰어가도 될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젖은 옷이지만 바람을 피하기 위해 비옷을 입고 산행을 이어가는데...
답답함이 몰려 온다.
조망을 할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기는 하지만 또렷하게 보이고 있어서
산행하는데는 별무리가 없을 듯 하다.
안개구름이 덮혀 있는 덕유산의 능선들...
그리고 산꾼들이 지나간 발자국에 의해 만들어진 산길이 또렷하다
구름이 바람에 씻기에 갔다가 잠시 고운자태를 보였다가는 수줍은듯이
또 구름옷을 입는 모습...산능선을 걷는동안 나만큼 키를 낮춘 잡목들이 얼마나 정겨운지...
싫치 않다...기분이 좋다...마냥 걸어도 지칠것 같지 않다..
산 능선 옆 전망좋은 바위가 나타난다...
많은 산꾼들이 저 바위에서 아름다운 덕유산 능선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을텐데..
오늘은 비가와서 산꾼들이 그냥 지나쳐 가니 많이 서운하겠다..
하지만 오늘은 하얗게 꽃단장을하고 찾아와준 구름선녀와의 애틋한 시간도
그런대로 좋았을듯 하다.
또 다시 능선길이 장쾌하게 이어지고 키 작은 잡목들이 길게 늘어선
능선길을 한참을 걷는다. 그리고 또 다시 조금은 가파른 오르막길이 시작되고
숨을 고르려고 마루터기에 올라 머리를 드니 바람이 또 심술을 부린다...
시야가 조금씩 밝아 지는것이 산안부쪽이 아닌 능선에 거의 올라선 느낌이다.
능선에서 산안부로 다시 능선으로 그렇게 조망도 없는 산길을 오르내리며
빗속을 뚫고, 동엽령에서 1시간쯤을 가면 넓은 공터와 바위덩어리 위에
몇 개의 돌탑이 쌓여져 있는곳에 도달하게 된다.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질척거리는 산길에서 점심을 먹을 장소가 마땅치 않았는데...
돌탑이 있는곳에 도착하니 바위 밑에 앉으면 바람도 피할수 있고 바닥에는
돌이 있어서 앉아서 식사하기에 안성 마춤일것 같아서 점심을 먹었다.
비가와서 도시락 대신에 빵과 떡으로 식사를 대신한다.
산행은 계속해서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며 가다가 길게 나무계단을 오른다.
무룡산 정상이 가까워지는 모양이다.
돌탑과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90도 휘어져 간다.
산능선길을 완만하게 올라가다가 급경사 진곳에서
두번의 나무계단길을 올라가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무룡산 정상쪽에 닿는다.
제일높은 봉 무룡산 정상에 올라 덕유산 자락의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무룡산은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과 경상남도 거창군 북상면계에 1,492m로
치솟아 있는 산이다. 용이 춤추는 산이란 뜻의 이름에 걸맞게
오늘은 무룡산의 용이 구름을 타고 승천할것 같기만 하다.
무룡산 정상에서 조망을 할 수는 없었지만 왔었다는 증명사진은 찍어둬야 하겠지
빗 물이 스며들지 않게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는다.
탁 트인 무룡산에서의 조망은 비바람과 구름 때문에 기대는 안했지만
날씨가 좋았다면 바위세개가 나란히 있는 용이 춤출때 보이는 등허리의
모습도 보였을텐데..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면 90도 우측으로 휘어지면서 내리막의 나무계단이 이어진다.
비옷이 바람에 나부끼는 소리가 찢어지는 듯한 소음으로 펄럭인다
중심을 잡을수 없을 만큼 비바람에 몸이 흔들거리고 눈앞으로는 빗물이 앞을 가린다.
나무 한그루 서있을수 없는 지형인듯 계단에 내려서니 바람에 날라갈것 같다.
계단 구간을 지나고 나니 언제 그렇게 바람이 불었나 싶게 산 안부엔 평온이 찾아든다.
삿갓골 대피소의 지붕이 보인다...오늘 대간 산행의 구간이 끝나는 지점이다.
가파른 내리막길의 질척거리는 산행로를 따라 한참을 내려오면 바람을 피해 지어놓은
삿갓재대피소는 1999년6월1일 개장한 대피소로서 70여명을 수용할수 있으며
대피소 밖에는 식사를 할 수 있는 식탁겸 의자가 설치된 탁자가 몇 개 놓여 있어서
잠시 앉아 쉬어가기 좋게 해놓았지만 오늘은 비가 내리고 있어서 그냥 발길을 재촉한다.
이곳도 덕유산을 종주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대피소이다.
오늘의 대간길 산행은 이곳에서 마치고 황점 방향의 하산길로 접어든다.
오늘 함께한 3기팀은 남진방향의 산행을 하고 있어서 덕유산 구간이 끝나고
이제 지리산 방향으로 간다. 2년을 넘게 산능선을 걸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접하고
감탄을 했을테고, 또 악조건속에서목표를 향한 집념과 산을 사랑하며
우리의 산하를 걸으며 보고 느끼며 가슴속에 담아왔을 것이다.
삿갓재대피소 앞쪽의 계단을 이용해서 황점으로 내려가는 길은 약4.2km다.
3기팀의 여성회원 2명과 하산길을 함께 하게 되었다.
계단 아래쪽 60m 지점에 식수로 사용할수 있는 샘물이 있지만
오늘은 인기가 없다.가파른 하산길에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돌..
그리고 계단을 계곡물 소리를 벗삼아 지루함을 잊은채 구비 구비 돌아
삿갓재 대피소에서 약40여분을 내려서면 황점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내리막 길이 질척거리고 미끄럽기까지 하다.
조심하지 않으면 미끄러져 옷이 흙투성이가 될것이다.
황점마을이 산행깃점이 되기도 하는 오늘 산행 날머리에는 아주 소박해 보이는
이정표가 하나 서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굽은 판자에 산행거리를 표시해 놓은
이정표는 왠지 산나그네들의 마음처럼 꾸미지 않은 소박함과 넉넉함으로
발길을 잡는것 같다. 지난번에는 건너편 주차장에 애마가 기다리고 있었으나
오늘은 이정표에서 좌측도로를 따라 내려가야 한다
황점마을 이라고 써 있는 표석이 있는곳을 지나 내려오면 주차장에
먼저 내려온 일행이 식사를 하고 있다. 산행시간이 5섯시간 20분정도 소요가 되었다.
지금 시간이라면 서울에 올라가서 우리대표팀이 8강을 위해 열심히 운동장을
누빌때 경기가 진후 몇일이 지나서 산행기를 쓰게 되었지만...
피곤함도 모른체 경기를 관전했었는데...본격적인 장마철로 접어들어
산행 할때마다 당분간은 비에 대한 대비를 해야할것 같다.
다음번에 걷게 되는 대간길에선 아름다운 산하를 굽어볼수 있는
행운이 있길 염원해 본다
- 산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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