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11구간(빼재-갈미봉-대봉-지봉-횡경재-백암봉-동엽령-안성)산행
▶ 산 행 일 : 2010년06월05일(토요일) 날씨 : 맑음..오후흐림
▶ 산행 구간 : 빼재(신풍령)~갈미봉~대봉~지봉~횡경재~백암봉~동엽령~안성
▶ 산행 시간 : 07시간00분(10:50~17:50)
▶ 산행 거리 : 도상거리 약 18.7km
▶ 산행 참가 : 뫼솔산악회 백두대간5기대원 35명
▶ 교 통 편 : 41인승 버스
▶ 백두대간11구간(빼재-갈미봉-대봉-지봉-백암봉-동엽령-안성)산행지도
산 행 메 모
새벽 집을 나서는데 오늘은 날씨가 무척 더울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낮기온이 30도를 오를거랴는 예보도 있고 또 호남 내륙지방엔 소나기도 내린다고 한다.
집을 나서서 전철을 타러 가면서 무엇인가를 빠트리고 온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도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사당에서 출발하고 나서야 모자를 빠트리고 온것을 알아챈다.
날씨도 더운데...맨머리로 산행을 할수는 없지... 휴게소에서 싸구려 모자라도 사야할것 같다.
오늘은 일찌감치 휴게소에 세운다...천안삼거리 휴게소...
7,000원을 주고 얼룩무니의 챙넓은 모자를 하나 샀다..
일찍 산행들머리에 차량이 도착한다...10시45분경이니 말이다.
오늘 산행은 지난번 삿갓골대피소에서 황점으로 하산했으니
거기서 부터 이어서 해야하지만 덕유산의 아름다운 철쭉이 만발하는 계절이니...
철쭉을 보라고 한구간을 건너뛰어서 동엽령에서 부터 빼재(신풍령)까지 한다고
뫼솔산악회 집행부의 산행안내가 있었다. 참여 회원들의 의견을 들어 건너뛴
구간의 산행을 역방향에서 하기로 회원들의 동의가 있었다.
10:50분 이름도 다양하게 불리우는 신풍령(빼재,수령)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빼재는 덕유산 산줄기와 삼봉산을 잇는 대간상의 고갯마루로 삼국시대부터
각 국의 접경지역였기에 전략적 요충지로서 수많은 민관군이 이곳에 뼈를 묻어야만 했고
임진왜란 시 이곳의 토착민들은 산짐승들을 잡아먹어가며 싸움에 임했고
그 산짐승들의 뼈가 널리게 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이라고도 전해진다.
뼈재가 경상도 방언으로 빼재가 되었다는 설과 이를 한자 지명으로 지도에 표기할 때
빼어날 수자를 써서 수령이 되었다고도 한다. 고개 마루밑에 신풍령이라 는 이름의
휴게소가 들어서면서부터 고개 이름은 빼재라는 이름과 신풍령이라는 이름이
동시에 회자 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산행들머리에서 넓은 임도를 따라서 갈짓자로 올라가면 통신중계탑이 있는
임도를 만난후 좌측의 산능선으로 올라가면서 백두대간길에 접어들게 된다.
햇볕이 무척이나 따가운 날씨인데도 다행인것은 나무가 우거진곳으로
대간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얼마가지 않아서 등골로 땀이 흐른다.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래며 한참을 가면 삼각점과 삼각점 설명 안내판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되며, 오늘 가야할 산 능선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지만
아직은 잡목들이 시야를 가리고 있다. 마루금을 오르내리며 헬기장 비슷한
공터를 지나면서 오르막이 이어지고 녹음이 짙어지기 시작하는
나무사이로 뾰족하게 솟아 오른 갈미봉 정상부가 살짝 얼굴을 내민다.
갈미봉까지는 거의 70도 이상되는 가파른 경사길을 숨을 헉헉대며
20여분 이상을 오르게 된다.
빼재에서 출발하여 약 1시간여 남짓한 산행을 하면 도착하는 갈미봉은
나지막한 표지석이 서있어 소박해 보인다. 1210.5m 인 갈미봉은
‘가리(미)봉’의 변한 말이다. 노적가리를 쌓아놓은 것처럼 우뚝하다는 의미이다.
덕유산의 정상인 향적봉에서 구천동계곡 건너 동쪽의 가장 끝봉인데
대봉에 가려 향적봉은 보이지는 않는다. 갈미봉 동쪽 경사면은 목장의
초지로 조성되어 있다. 갈미봉 정상석이 있는 곳을 지나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대봉을 향해 산행길에 나선다.
갈미봉 정상석에서 조금을 더가면 갈미봉보다 높아 보이는
바위가 있는 봉우리를 만나게 되는데 아마도 이곳이
갈미봉의 정상석이 있어야 할곳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곳엔 건설부표지석이 하나 서있다.
그리고 바위위에 올라서면 지나온 능선들과 앞으로 가야할
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한눈에 보인다.
건너편으로 대봉이 눈앞에 다가선다..
건설부 표지석이 서있는 바위봉을 지나면서는 내리막길을 잠시 가다가
가파르게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시야가 확 트이는 1,263m의 대봉에 서게된다.
갈미봉에서 대봉까지는 약 30여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대봉에는 표지석이 없다.
다만 이정표가 대간 산행을 하는 산꾼들을 안내하느라 외롭게 서있다.
대봉에서는 멀리 덕유산의 주봉인 향적봉과 설천봉 중봉이 한눈에 바라보이고
오늘 하루 종일 걸어야할 대간의 마루금들이
하늘을 지붕삼아 길게 길게 누워있는 모습도 보인다.
덕유산을 조망하기 좋은 대봉에서 다시 마루금은 아래로 내려간다.
약 30여분을 내려가면 월음령(달음재)에 닿게 된다.
우리말로 월음령(달음재)은 대봉과 지봉 사이의 가늘고 긴 능선의
끄트머리에 위치한다. 북쪽의 신대(덕유산)휴게소가 있는 구천동 구월담에서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과 만나는 갈림길이다.
남쪽 소로를 따라 내려가면 송계사계곡이다.
달음재...‘달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고개’라면 필시 지봉의 그림자인데,
이것이 관찰되려면 백련사의 위치로 추정이 되고 있어
아마도 백련사의 스님이 지어 붙인 이름인 것 같다.
달음재에서 약40여분의 경사길을 올라가면 지봉에 닿게된다.
지봉은 해발 1,342.5m.... 월음령과 횡경재의 사이에 솟아 있는 봉우리로서
옛날에 연못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음푹 패인 곳이 있지만 규모는 크지 않다.
서쪽 200m지점에 있는 전망 좋은 봉우리와 혼동하는 경우가 흔하다.
지봉에서의 조망은 참으로 좋다...덕유산 깊은 산자락이 모두 보이고..
멀리 지리산 자락도 보인다. 특히 덕유산의 주봉인 향적봉과
그 아래의 설천봉의 정자가 서쪽 건너편으로 손에 잡힐 듯 버티고 서 있고,
그 아래 백련사가 울창한 송림 사이에 모습을 드러낸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지봉’. 덕유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는
‘못봉’으로 소개하고 있다.
못봉에서 200m 서쪽으로 가면 헬기장이 있는 넓은 공터가 있고
여기서 좌측방향으로 90도 꺽어서 헬기장 아랫쪽으로 대간 마루금이
이어지고 있는데...자칫 직진할수 가 있어서 주의해야 할구간이다.
헬기장 에서 지나온 지봉의 모습을 담고 헬기장 옆 숲에서 점심을 먹으며
30여분을 보내고 다시 백암봉을 향해 산행길에 나선다
함께하는 한요셉은 연락이 되지 않고 배낭여행은 향적봉을 오른다고
벌써 앞질러 내달리고 있다.
기온이 무척 올라가고 있는것 같다. 해볕에 나오면 어찌나 뜨거운지...
여지것 걸어온 길이 나무그늘이 가려져서 이렇게 더운줄 몰랐는데...
바람도 오늘은 그리 시원하게 불어주지 않아서 더위가 잘 식지 않는것 같다.
헬기장있는곳에서 10여분을 내려오면 우묵한 능선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정표가 외롭게 서있지만 철쭉나무가 꽃을 활짝 피우고 있어
산꾼들이 그냥지나치지 않고 있어 외롭지만은 않을것 같다.
우리도 잠시 철쭉꽃나무 옆에 살짝 기대어 흔적을 남겨본다
이곳에서 1.2km를 오르내리며 가면 산능선에 위치한 횡경재에 도달하게 된다...
횡경재는 백련사에서 대간을 넘어 송계사와 교통하던 고갯마루이다.
대간 상으로는 지봉과 귀봉의 사이에 위치한다. 편편한 덕유평전이 눈앞으로
펼쳐지는데 키 큰 나무는 없고 군데군데 잡목군락만 뭉쳐지고 흐트러진다.
‘가로 지르는 고개’라는 뜻인 횡경재는, 대간에서의 시각이다.
아마도 백련사의 스님들이 보는 시각이라면 종경재라 불리지 않았을까..?
횡경재에서 백암봉까지는 3.2km다.
약간씩 높아지며 올라가는 백암봉까지의 마루금은 활짝 피었다가 지기 시작하는
철쭉 꽃들의 향연장 이다. 조금만 더 일찍 왔었더라면 좋았을것을...
횡경재에서 백암봉에 오르기 위해 가다보면 귀봉을 거치게 된다.
해발 1,400m의 봉우리이지만 표지석이 없다. 하지만 구천동계곡의 끄트머리에
올라붙은 산이어서 계곡 전체를 내려다보기에 좋은 곳이다.
오수자굴이 북쪽 발아래에 위치한다.
모습이 기괴하다고 하여 붙여졌다. 일종의 ‘귀신봉’이다.
귀봉을 지나서 약50여분을 올라가면 전망이 확트이면서 넓은 공터가 있는
백암봉에 도착하게된다. 백암봉은 송계삼거리라고도 한다.
향적봉과 중봉. 덕유평전의 남쪽에 있는 봉우리로서 덕유산의 한가운데이다.
대간은 이곳에서 좌측으로 꺾어 내려가야 하고,
덕유산 향적봉은 직진방향으로 보이는 중봉을 거쳐서 약40여분을 올라가면
도착하게 되고 구천동으로 내려가려면 중봉 못 미쳐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오수자굴을 경유한다. 앞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중봉이고 그뒤쪽이 향적봉이다.
백암봉은 ‘흰바위봉’이라는 뜻인데, 바위의 색깔이 엄격하게는 회색에 가깝다..
백암봉에서는 지난번에 산행을 했던 남덕유산과 서봉..그리고 오뚝 솟아 오른
삿갓봉이 손에 잡힐듯 보인다. 대간마루금에서 벗어나 있는 덕유산의 주봉인
향적봉에도 가고 싶지만 다녀오기엔 무리인듯 하다.
조망을 즐기며 활짝 피어난 철쭉나무를 벗삼아 기념사진을 찍고
동엽령을 향해 내려간다.
송계삼거리인 백암봉에서 동엽령쪽으로 내려다본 마루금의 모습이다.
백암봉에서 동엽령까지는 약 50여분이 소요되는데 내려가는 길이 철쭉과
암봉들이 어우려져 환상적이다. 동엽령으로 내려가는 곳의 철쭉은
이제 한창이거나 아직 봉우리를 피지 않은채 산꾼들을 맞이 하고 있었다.
동업령을 향해 내려가다가 뒤돌아본 백암봉쪽의 산안부가 이제 피어나기 시작하는
철쭉꽃으로 아름답게 단장을 하고 있는 모습이 연두빛 나무잎과 잘 어우러진
모습이 환상이다. 감탄사가 절로 나고 좋은곳을 배경 삼아 기념사진도 찍었다.
백암봉에서 동엽령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이 조금씩 낮아지면서
오르내리며 가게 된다. 커다란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초원도 가로지르고
바위 암봉도 지나며 동엽령으로 내려가는 길은 그저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백암봉에서 30여분을 내려오면 동엽령삼거리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곳에는 이정표와 돌표지석이 서있다. 이곳에서 동엽령을 거치지 않고
우측방향으로 내려가면 안성탐방지원센터로 내려갈수가 있다.
동엽령에서 내려가는것 보다 약20여분의 시간을 단축할수 있기도 하지만
오늘의 목적지는 이곳이 아니고 약 90미터의 거리인 20여분을
더내려가 동엽령에서 하산 하기로 한다.
동엽령은 백암봉과 무룡산의 중간에 허리를 낮춘 안부이다.
완만한 안부에 목책이 설치되어 있고 병곡리 쪽으로는 전망대도 있고
샘터와 야영장이 있다. 주변에 원추리군락이 많다.
용추계곡과 병곡리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교차하는 동엽령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 쉬어가기가 좋다
동엽령은‘겨울 낙엽처럼 쓸쓸한 고개’라는 뜻이지만 자연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동엽령에서 마루금 산행을 종료하고 하산은 오른쪽의 안성탐방지원센터 쪽이다.
동엽령에서 가파른 계단을 4.5km를 지루하게 내려서야 안성탐방지원센터에
도달하게된다. 안성탐방지원센터까지 내려가는 길은 계단식으로 만들어 놓은
등산로여서 내려가기가 무척 불편하다.
너덜지대같은 등산로도 지나내려가고 하산길이 지루해진다.
그래도 계곡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려서 지루함을 달래주기도 하고
간혹 폭포를 이루듯 이어지는 풍경에 취해 발걸음을 멈추기도 한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오면 연리지나무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곳은 특이하게도 같은 종류의 나무가 서로 껴안고 있는것이 아니라
소나무와 다른나무가 서로의 몸을 휘감은채 하늘로 치솟아 자라고 있다...
생명체가 있는 모든것들은 사랑이라는 오묘한 힘앞에서는 어떠한 것이라도
포용하고 껴안아 보듬어주는 마력을 지니고 있나보다
계곡을 끼고 내려오다보니 용추폭포는 갈림길에서 다시 300m 를 올라가야 하기에
그냥 하산길로 내려선다산행로가 점점 넓어지고... 안성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니
대략 오후 5시 50분이 되어가고 있다. 산행출발하여 약 7시간이 걸려서
산행을 마치게 되는것 같다. 아직도 산행에서 돌아오지 않은 산우들이 많은것을 보니
오늘산행은 중간정도 인것 같다. 하루 종일 더위와 싸워가며 땀을 흘리고 갈증에
시달렸기에 차겁게 얼린 막걸리 맛이 넘 좋다 종이컵으로 연거푸 2잔을 마셨더니
갈증이 해소 되고 배도 부른것 같다...ㅋㅋㅋ
수고해준 발에게 고마움의 족탕을 해주고,흘린 땀도 씻어내고 나니
날아갈듯 기분이 상쾌하다. 후미에 쳐진 산우들이 1시간쯤 뒤에 도착할 즈음에
빗방울이 몇방울 떨어진다. 시원하게 소나기라도 왔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몇방울씩 떨구더니 이내 멈춰버린다. 오후 7시가 되서야
안성탐방지원센타를 출발했고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다.
하루 종일 녹음이 우거진 덕유산 자락에서 철쭉꽃과 야생화와 벗삼아 산행을 했던
아름다운 마루금을 다시 회상하며 서울로 올라오는 길의 서쪽방향 산능선 위로는
이글거리던 태양이 붉은 석양빛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고 있었다.
- 산정 -
♥
추가사진
'백두대간 산행(2010~2012완) > 백두대간(2010~2012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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